독서 시간: 23 의사록
먼 옛날 어느 한겨울 하늘에서 눈송이가 깃털처럼 흩날리던 날이었습니다. 새까만 창틀이 달린 창문 앞에 앉아 왕비가 바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느질을 하면서 창 밖을 내다보느라 그만 바늘에 손가락을 찔리고 말았습니다. 세 방울의 붉은 피가 눈 위에 떨어졌습니다. 새하얀 눈 위에 떨어진 붉은 핏방울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왕비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눈처럼 희고 피처럼 붉고 숯처럼 검은 아이가 있었으면!’
얼마 후 왕비는 딸을 낳았습니다. 아기는 눈처럼 하얀 살결과 피처럼 붉은 입술과 숯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기는 백설공주라고 불렸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뒤 왕비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 년이 지난 다음 왕은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 여자는 아름답긴 하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거만해서 자기보다 아름다운 여자는 눈뜨고 보지 못하는 성미였습니다. 여자에게는 마법의 거울이 있어서 때때로 거울에다 자기 얼굴을 비추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벽에 달린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러자 거울이 대답했습니다.
“왕비님이지요.”
그런 대답을 들으면 왕비는 뿌듯했습니다. 거울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백설공주는 무럭무럭 자라면서 하루가 다르게 아름다워졌습니다. 일곱 살이 되자 더욱 예뻐져서 왕비의 아름다움을 앞지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왕비가 거울에게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벽에 달린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거울이 대답했습니다.
“왕비님도 보기 드문 미인이지만,
백설공주는 그보다 천 배는 더 예쁘답니다.”
왕비는 파르르 몸을 떨면서 질투심으로 얼굴이 새파래졌습니다. 그 이후로 백설공주에 대한 미움은 더해만 가서 백설공주의 얼굴을 볼 때마다 왕비는 속으로 치를 떨었습니다. 마치 잡초처럼 쑥쑥 자라난 질투와 오만이 왕비의 가슴을 가득 채워 왕비는 낮이고 밤이고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사냥꾼을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아이를 숲으로 데려가거라. 두 번 다시 저 꼬락서니를 보기 싫으니 저 아이를 죽인 다음 그 증거로 허파와 간을 내게 가져오너라.”
사냥꾼은 머리를 조아리고 백설공주를 데리고 숲으로 갔습니다. 칼을 꺼내 막 순결한 가슴을 찌르려는 찰나 백설공주가 울면서 말했습니다.
“저를 살려 주시면 저 숲 속 깊이 들어가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어요.”
사냥꾼은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가여워졌습니다.
“불쌍한 것, 어서 가거라.”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곧 사나운 짐승에게 잡아먹힐 것이라고. 그렇지만 소녀를 죽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덜어낸 듯 마음은 홀가분했습니다. 때마침 어린 멧돼지가 나타나서 사냥꾼은 그 녀석을 찔러 죽였습니다. 그러고는 허파와 간을 꺼내어 백설공주가 죽었다는 증거로 왕비에게 들고 갔습니다. 요리사가 소금으로 간을 맞춰 끓여온 요리를 먹은 왕비는 백설공주의 허파와 간을 먹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불쌍한 백설공주는 커다란 숲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우거진 나무 잎사귀를 바라보며 돌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앞일이 막막했습니다. 백설공주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뾰족한 돌을 타넘고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아갔습니다. 때때로 사나운 짐승들과 마주쳤지만 짐승들은 백설공주를 해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얼마 동안 달리다 보니까 어느새 날이 어둑해졌습니다. 그 때 작은 오두막이 보였습니다. 백설공주는 숨을 돌리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두막 안은 모든 것이 조그맣고 믿기 어려울 만큼 깔끔하고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식탁에는 하얀 보자기가 깔려 있고 그 위에는 일곱 개의 작은 그릇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릇 옆에는 작은 숟가락이 있었습니다. 일곱 개의 작은 나이프와 포크, 일곱 개의 작은 컵도 있었습니다. 한쪽 벽에는 작은 침대가 일곱 개 가지런히 놓여 있고 그 위에 새하얀 요가 덮여 있었습니다.
목이 마르고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백설공주는 그릇에서 조금씩 골고루 야채와 빵을 덜어내 먹고 작은 컵에서 포도주를 한 방울씩 입 안에 떨어뜨렸습니다. 한 사람분만 모두 먹어 없애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허기를 채우고 나니 피곤이 몰려와서 침대에 누우려고 했지만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는 너무 길고 하나는 너무 짧고, 그러다가 드디어 일곱 번째의 침대가 꼭 맞는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소녀는 침대에 앉아 기도를 한 다음 달콤한 잠에 빠졌습니다.
날이 칠흑같이 어두워지자 오두막의 주인들이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곡괭이와 삽을 가지고 산에서 광물을 캐내는 일곱 명의 난쟁이였습니다. 난쟁이들은 일곱 개의 촛불을 밝혔습니다. 방 안이 환해지자 난쟁이들은 누군가가 왔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제자리에 놓여 있는 물건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첫째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 의자에 누가 앉았나?”
둘째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 그릇에 누가 손을 댔나?”
셋째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 빵을 누가 먹었나?”
넷째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 야채를 누가 먹었나?”
다섯째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 포크를 누가 건드렸나?”
여섯째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 나이프를 누가 만졌나?”
일곱째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 포도주를 누가 마셨나?”
첫째 난쟁이는 방안을 둘러보다가 자기 침대가 주름져 있는 것을 보고 말했습니다.
“내 침대에서 누가 잠을 잤을까?”
다른 난쟁이들도 침대로 가 보고는 저마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내 침대에서도 누군가 잠을 잤어!”
그러나 일곱째 난쟁이는 자기 침대에서 백설공주가 잠든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가 소리를 지르니까 다른 난쟁이들이 그리로 몰려 왔습니다. 놀란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촛불을 가지고 왔습니다.
“저런! 저런! 어쩌면 이리도 아름다울까!”
난쟁이들은 너무 신이 나서 미처 백설공주를 깨울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일곱째 난쟁이는 친구들의 침대에서 번갈아 한 시간씩 눈을 붙이면서 밤을 보냈습니다.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난쟁이들은 친절하게 물었습니다.
“이름이 뭔가요?”
“제 이름은 백설공주랍니다.”
“어떻게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지요?”
난쟁이들이 다시 물었습니다.
백설공주는 계모가 자기를 죽이라고 명령했지만 사냥꾼이 목숨을 살려주었고 하루 종일 걷다가 마침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집에서 살림을 하면서 우리를 위해 요리를 하고 잠자리를 보아 주고 씻어 주고 바느질과 뜨개질을 하고 집안을 깔끔하게 정돈해 주신다면 우리와 함께 살아도 좋아요. 그 대신 우리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드리겠어요.”
“그렇게 하겠어요.”
그래서 백설공주는 난쟁이들과 함께 살면서 살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이면 난쟁이들은 광물과 금을 캐러 산으로 갔습니다. 저녁에 난쟁이들이 돌아오면 벌써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낮에는 백설공주 혼자 있기 때문에 마음씨 고운 난쟁이들은 이렇게 당부의 말을 했습니다.
“당신의 계모를 조심하세요. 그 여자는 당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겁니다. 아무도 집 안에 들여보내서는 안 됩니다!”
왕비는 백설공주의 허파와 간을 먹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가 다시 나라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거울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벽에 달린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러자 거울이 대답했습니다.
“왕비님도 보기 드문 미인이지만,
저 산 너머 일곱 난쟁이가 사는 곳에
백설공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아직도 백설공주가
누구보다도 천 배는 아름답지요.”
왕비는 기가 막혔습니다.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사냥꾼이 자기를 속이고 백설공주를 살려 두었다는 소리였습니다. 왕비는 다시 백설공주를 죽일 궁리를 했습니다. 백설공주가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왕비는 시기심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테니까요. 드디어 좋은 수가 생각났습니다. 왕비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떠돌이 장사꾼으로 감쪽같이 변장을 했습니다. 그런 차림으로 왕비는 일곱 개의 산을 넘어 일곱 난쟁이가 사는 오두막에 도착한 다음 문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진짜요, 진짜! 좋은 게 왔어요!”
백설공주는 창 밖을 내다보더니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무얼 파시는데요?”
“진짜 좋은 물건이라우! 허리를 날씬하게 졸라매는 레이스 띠인데 빛깔이 참 화려하고 아름답다우!”
그러면서 온갖 빛깔의 비단실로 짠 띠를 꺼냈습니다.
이 여자는 선량해 보이니까 집 안에 들어오게 해도 괜찮겠다고 백설공주는 생각했습니다. 백설공주는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레이스 띠를 샀습니다.
“어머! 예쁘기도 해라! 이리 와 봐요. 내가 잘 졸라매 줄 테니까.”
백설공주는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고 늙은 여자 앞에 서서 새 레이스 띠를 졸라매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늙은 여자가 번개처럼 레이스 띠를 꽉 졸라매는 바람에 백설공주는 숨이 막혀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전에는 네가 이 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웠지만 이제는 아니야!”
늙은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달아났습니다.
얼마 뒤 해가 저물자 난쟁이들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난쟁이들은 어여쁜 백설공주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백설공주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들어 올린 다음 허리가 너무 꽉 죄어 있는 것을 보고 허리띠를 싹둑 잘랐습니다. 허리띠가 잘리자마자 백설공주는 숨을 가늘게 내쉬더니 조금 뒤에는 완전히 정신을 차렸습니다. 난쟁이들은 낮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다 듣고 난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떠돌이 장사꾼은 바로 왕비입니다. 우리가 없을 때는 절대 아무도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요!”
집으로 돌아온 왕비는 거울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벽에 달린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러자 거울이 여느 때처럼 대답했습니다.
“왕비님도 보기 드문 미인이지만,
저 산 너머 일곱 난쟁이가 사는 곳에
백설공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아직도 백설공주가
누구보다도 천 배는 아름답지요.”
이 소리를 들은 왕비는 미칠 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습니다. 백설공주가 살아났다는 소리니까요.
“이번에는 아주 확실히 없애는 방법을 궁리해야겠다.”
왕비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는 온갖 마법을 동원해서 독빗을 만들었습니다. 왕비는 다시 늙은 여자로 변장한 다음 일곱 개의 산을 넘어 일곱 난쟁이가 사는 오두막에 도착하여 쾅쾅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진짜요, 진짜! 좋은 게 왔어요!”
백설공주는 창 밖을 내다보더니 말했습니다.
“가세요!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랬어요!”
“한 번 구경만 하라니까 그러네.”
늙은 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독빗을 꺼내 높이 들어올렸습니다. 백설공주는 빗이 너무 마음에 들어 자기도 모르게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흥정이 끝나자 늙은 여자가 말했습니다.
“어떻게 빗는 건지 내가 시범을 보여 주겠수.”
불쌍한 백설공주는 이번에도 조금도 의심을 하지 않고 늙은 여자가 하는 대로 놓아두었습니다. 그러나 빗이 머리카락에 닿자마자 독이 퍼져 백설공주는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절세의 미인도 이제는 끝났다!”
늙은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 버렸습니다.
저녁 나절이 되어 난쟁이들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도착한 난쟁이들은 백설공주가 죽은 듯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대뜸 계모의 짓이라고 생각하고 몸을 구석구석 뒤졌습니다. 백설공주의 머리에서 독빗을 찾아낸 난쟁이들이 그것을 꺼내자 백설공주는 곧바로 정신을 되찾았습니다. 백설공주가 자초지종을 털어놓자 난쟁이들은 다시 몸조심하고 절대 문을 열어 주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집으로 돌아간 왕비는 거울 앞에 가서 말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벽에 달린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러자 거울이 전처럼 대답했습니다.
“왕비님도 보기 드문 미인이지만,
저 산 너머 일곱 난쟁이가 사는 곳에
백설공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아직도 백설공주가
누구보다도 천 배는 아름답지요.”
거울의 말을 들은 왕비는 화가 치밀어 부르르 몸을 떨었습니다.
“백설공주를 죽이고 말겠어! 설령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제 왕비는 아무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외딴 비밀의 방으로 갔습니다. 그 방에서 왕비는 무서운 독사과를 만들었습니다. 겉에서 보면 하얗고 발그스름한 것이 아주 먹음직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침을 꼴깍 삼키면서 한 입 베어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게 됩니다. 사과가 준비되자 왕비는 시골 아낙네로 변장을 한 다음 일곱 개의 산을 넘어 일곱 난쟁이가 사는 오두막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쾅쾅 두드리자 백설공주가 창문으로 머리를 쏙 내밀고는 말했습니다.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랬어요. 일곱 난쟁이가 신신당부했거든요.”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우. 어서 이 사과들을 팔아치워야 하는데, 선물로 내가 하나 드리리다.”
“아니예요. 전 아무것도 받으면 안 돼요.”
“독이라도 묻었을까봐? 봐요. 내가 이 사과를 둘로 자를 테니 아가씨는 붉은 쪽을 먹어요. 난 하얀 쪽을 먹을 테니.”
그러나 교묘하게 만들어진 사과는 붉은 쪽에만 독이 묻어 있었습니다. 싱싱한 사과에 군침을 흘리고 있던 백설공주는 시골 아낙네가 사과 한 쪽을 먹는 것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한 손을 뻗어 독이 든 반쪽을 집었습니다. 한 입 깨물자마자 그대로 죽은 듯이 쓰러졌습니다. 왕비는 모진 눈길로 백설 공주를 쳐다보면서 깔깔 웃었습니다.
“눈처럼 희고 피처럼 붉고 숯처럼 검다구! 이번에는 난쟁이들도 너를 살려내지는 못할걸!”
왕비는 집에 오자마자 거울 앞에 갔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벽에 달린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구 제일 예쁘니?”
드디어 거울이 말했습니다.
“지금은 왕비님이 제일 예쁩니다.”
질투심 많은 왕비는 그제서야 만족했습니다. 저녁이 되어 집에 돌아온 난쟁이들은 백설공주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입술에서 숨이 새어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죽은 것 같았습니다. 난쟁이들은 백설공주의 몸을 들어올려 혹시 독 같은 것이 없나 찾아보았습니다. 허리띠를 끄르고 머리를 빗어 보고 물과 포도주로 몸을 씻겨도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불쌍한 백설공주는 죽어 있었습니다. 난쟁이들은 들장미 위에 공주의 몸을 누이고 가장자리에 둘러앉아 슬피 울었습니다. 그렇게 사흘을 꼬박 울었습니다. 마침내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묻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어여쁜 붉은 뺨하며 여전히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도저히 칙칙한 땅 속에 묻을 수는 없겠다.”
난쟁이들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대신에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관을 준비했습니다.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그 안에 넣고 관 위에다 금으로 이름을 써넣은 다음 공주였다고 밝혔습니다. 난쟁이들은 산꼭대기로 관을 가져갔습니다. 그 때부터 늘 한 사람이 옆에 붙어 서서 관을 지켰습니다. 동물들도 와서 백설공주를 보며 울었습니다. 올빼미도 까마귀도 비둘기도 왔습니다. 백설공주는 아주 오랜 세월 관 속에 누워 있었지만 몸은 썩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눈처럼 희고 피처럼 붉고 숯처럼 검은 그 모습은 잠을 자는 듯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왕자가 숲에 왔습니다. 난쟁이들의 오두막을 발견한 왕자는 거기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습니다. 그런 다음 산으로 가서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누워 있는 관을 보았습니다. 관 위에 금으로 적힌 글씨를 본 왕자는 난쟁이들에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관을 다오. 원하는 것은 뭐든 다 줄 테니.”
그러자 난쟁이들이 말했습니다.
“이 세상 금을 전부 준다고 해도 그것만은 안 됩니다.”
“그럼 나에게 선물로 다오. 백설공주를 보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구나. 내가 정성을 다해 아껴 줄 테니 염려 말고.”
왕자의 말이 너무 진지했기 때문에 난쟁이들은 왕자에게 관을 내주었습니다. 왕자는 시종들의 어깨에 관을 메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시종들이 덤불을 타넘다가 비틀거리는 바람에 백설공주 목에 걸려 있던 독 묻은 사과 조각이 목구멍에서 나왔습니다. 얼마 안 가서 백설공주는 눈을 뜨고 관뚜껑을 밀어 올린 다음 일어나 앉았습니다.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아! 여기가 어딘가요?”
“당신은 나와 함께 있는거요.”
왕자는 환호성을 지르면서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하오. 나와 함께 우리 아버지 성으로 갑시다. 나의 아내가 되어 주오.”
백설공주는 왕자가 믿음직한 생각이 들어 따라갔습니다. 두 사람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백설공주의 계모도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계모는 화려한 옷으로 한껏 멋을 부린 다음 거울 앞으로 가서 말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벽에 걸린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거울이 말했습니다.
“왕비님도 보기 드문 미인이지만,
백설공주가 천 배는 더 아름답습니다.”
계모는 욕설을 내뱉았습니다. 그러고는 너무나 무서워서 갈팡질팡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결혼식에 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젊은 왕비를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연회장에 들어선 계모는 백설공주를 알아보고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 두 발이 얼어 붙어 도무지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뜨겁게 달군 쇠신발을 불집게로 집어다 계모 앞에 가져 왔습니다. 계모는 시뻘건 쇠신발을 신고 땅에 쓰러져 죽을 때까지 춤을 추어야 했습니다.

과학적 분석을위한 정보
지표 | 값 |
|---|---|
| 문자 수 | 8.524 |
| 편지 수 | 6.102 |
| 문장 수 | 271 |
| 직접 화법 비율 | 23,4% |
| 모티프/태그 후보 | 그림 형제 |
| 제외된 지표 | 신뢰할 수 있는 분절 없이는 이 언어의 단어 및 음절 기반 지표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