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시간: 5 의사록
한 거인이 넓고 시골길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낯선 사람이 그 앞에 튀어나와 외쳤습니다.
“멈춰! 더 이상 한 발짝도 못 간다!”
“뭐라고? 이 꼴같잖은 놈아,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 뭉개 버릴 수도 있어. 네가 내 길을 막겠다는거냐? 네가 뭔데 감히 내게 그렇게 버릇없이 말하는거지?”
“난 저승사자다. 아무도 날 거역할 수 없지. 네가 아무리 그래도 내 명령에 따르지 않을 수 없을걸.”
그러나 거인은 그에게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둘의 씨름이 시작되었습니다. 길고 격렬한 싸움이었습니다. 거인이 저승사자보다 기운이 세어서 마침내 거인의 한 방에 저승사자는 옆의 바위에 가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쓰러진 저승사자를 두고 거인은 제 갈 길을 계속 갔습니다. 저승사자는 완전히 탈진하여 혼자서는 몸을 일으킬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내가 여기 누워 있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이 세상 사람들은 더 이상 죽지 않을거야. 그러면 세상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방에 서 있지도 못하게 될 걸.”
바로 그 때 젊고 활기차고 건장한 한 청년이 왔습니다. 그는 노래를 부르며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의식 없이 쓰러져 있는 저승사자를 발견한 그 청년은 측은한 마음이 들어 저승사자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켜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입에 마실 것을 부어 주고 저승사자가 기력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지금 자네가 기운을 회복하게끔 도와준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는가?”
저승사자가 벌떡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아뇨. 난 당신이 누군지 모르겠는데요.”
젊은이가 대답했습니다.
“난 저승사자다. 난 아무도 살려 두지 않지. 그리고 거기에는 예외라는게 없어. 그게 자네라 할지라도. 그러나 난 은혜를 갚을 줄은 알지. 그래서 약속을 하겠는데, 난 자네를 예고 없이 불쑥 데려가지는 않겠어. 내가 자네를 데리러 올 때는 그 전에 꼭 예고를 하고 오겠네.”
“그렇다면 당신이 오는 것은 미리 알 수 있게 될 테고.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안전하겠군요.”
그러고 나서 젊은이는 저승사자와 헤어졌습니다. 그는 매일매일 즐겁고 기분 좋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젊음이 영원할 수는 없지요. 곧 질병과 슬픔이 찾아왔습니다. 낮에는 병마와 싸우느라 괴로웠고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죽지 않아, 저승사자의 예고가 없었으니까. 단지 이 지긋지긋한 날들이 병마와 함께 사라지기만 하면 돼.”
그런 생각을 하자 그는 다시 사는 게 즐거워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승사자였습니다.
“이제 나를 따라오게. 자네가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야.”
“뭐라구요? 당신 스스로 한 약속을 깨뜨리겠다구요? 당신이 오기 전에 먼저 예고를 해주기로 내게 약속했었잖아요? 난 아무런 예고도 느끼지 못한걸요.”
그러자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시끄러워! 내가 예고를 하지 않았다고? 느닷없이 열이 올라 자네를 휘청거리게 하고 결국은 그 때문에 쓰러졌지 않아? 현기증이 찾아와 자네 머리를 마비시키지 않았어? 통증이 자네의 모든 손가락을 부들부들 떨게 했잖은가? 자네 귀에서 나는 굉장한 고함 소리 같은 걸 듣지 못했나? 치통이 자네 볼을 아프게 했지? 그리고 무엇인가 자네 눈을 가려 잘 볼 수 없었을 텐데? 그리고 이 모든 것들과 함께, 바로 나의 동생인 잠이 알려 주는 나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저녁에 누우면 마치 이미 죽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더냔 말일세.”
그 남자는 뭐라고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운명에 굴복하고 저승사자를 따라갔지요.

과학적 분석을위한 정보
지표 | 값 |
|---|---|
| 문자 수 | 1.767 |
| 편지 수 | 1.234 |
| 문장 수 | 68 |
| 직접 화법 비율 | 55,3% |
| 모티프/태그 후보 | 그림 형제 |
| 제외된 지표 | 신뢰할 수 있는 분절 없이는 이 언어의 단어 및 음절 기반 지표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