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시간: 3 의사록
옛날 어떤 곳에 나이가 아주 많이 든 노인이 있었습니다. 노인은 너무 늙어서 눈이 침침했고 귀도 어두웠으며 무릎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밥상 앞에 앉으면 숟가락도 제대로 들지 못해 수프를 줄줄 흘렸고 입에서는 음식이 뚝뚝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노인의 아들 내외는 이것이 꼴보기 싫어 늙은 아버지를 난로 뒤편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밥을 먹게 했습니다.
또 진흙으로 빚은 접시에다 음식을 주었는데 그것도 쥐꼬리만큼 주었습니다. 그래서 슬픈 표정으로 아들 내외가 앉은 밥상을 쳐다보는 노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이곤 했습니다.
어느 날 노인의 두 손이 접시조차 제대로 붙잡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떨리는 바람에 접시가 바닥에 떨어져 깨졌습니다. 며느리가 잔소리를 퍼부었지만 노인은 아무 말도 못하고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그 때부터 노인은 며느리가 몇 푼을 주고 산 싸구려 나무 접시에다 밥을 먹어야 했습니다.
얼마 후 가족이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네 살 먹은 어린 손자가 방바닥에서 나뭇조각을 짜맞추고 있었습니다.
“너 지금 뭐 하는거냐?”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작은 여물통을 만드는거예요.”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제가 크면 어머니 아버지한테 드릴 음식을 담으려고요.”
아들과 며느리는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이윽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아버지를 당장 밥상으로 모셨습니다. 그 때부터 노인은 가족과 한자리에서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노인이 여기저기에 음식을 마구 흘려도 아들 내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