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시간: 7 의사록
두 왕자가 모험을 하러 떠났습니다. 그러나 두 왕자는 모진 풍파를 겪은 뒤에 결국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얼간이라고 불리는 막내동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두 형을 찾으러 길을 떠나서 고생 끝에 마침내 두 형을 찾았습니다. 그가 두 형에게 자기는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이름을 날리겠다고 하자 두 형은 동생을 비웃었습니다. 자기들처럼 똑똑한 사람들도 실패를 했는데 얼간이 같은 녀석이 무슨 수로 성공을 하겠느냐는 것이었지요.

함께 길을 떠난 삼형제는 한참을 가다가 개미탑을 보게 되었습니다. 두 형은 개미탑을 부순 다음 조그만 개미들이 겁에 질려서 알을 이리저리 운반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정이 많고 착한 막내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평화롭게 살게 내버려 둡시다. 나는 형들이 개미들을 괴롭히는 걸 원치 않아요.”
삼형제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러자 수없이 많은 오리들이 헤엄치고 있는 호수가 나타났습니다. 두 형이 몇 마리 잡아서 구워 먹자고 했지만 막내가 한사코 말렸습니다.
“평화롭게 살게 내버려둡시다. 나는 형들이 오리를 죽이는 걸 원치 않아요.”
다음에는 벌집이 나타났습니다. 벌집에 가득 찬 꿀이 밖으로 흘러넘쳐서 나무 줄기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두 형은 밑에다 불을 피워 벌들을 연기로 쫓은 다음 꿀을 가로채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막내는 형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평화롭게 살게 내버려 둡시다. 나는 형들이 벌들을 태우는 걸 원치 않아요.”
드디어 삼형제는 성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성 안에는 돌처럼 굳어 버린 마구간의 말 몇 마리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삼형제는 방이란 방은 모두 샅샅이 뒤지고 다니다가 마침내 세 개의 자물쇠가 달린 맨 끝 방에 도착했습니다. 문 한복판에는 구멍이 나 있어 그 구멍으로 방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방 안을 들여다보니 회색 난쟁이가 탁자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삼형제가 두 번씩이나 불렀지만 난쟁이는 듣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르자 그제서야 난쟁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물쇠를 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입을 굳게 다문 채 이렇다 저렇다 도무지 말이 없었습니다. 난쟁이는 음식이 차려진 상으로 삼형제를 데리고 갔습니다. 삼형제가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자 난쟁이는 형제들을 한 사람씩 침실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회색 난쟁이는 맏형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해서는 어떤 돌판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그 돌판에는 성을 마법에서 풀려나게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세 가지 새겨져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일은 숲 속의 이끼 속에 널려 있는 천 개의 진주를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이 진주는 공주님의 것인데 해가 지기 전까지 모두 모아 놓아야 하고, 만일 하나라도 빠뜨리면 진주를 찾던 사람까지 돌로 변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맏형은 이끼가 펼쳐진 곳으로 가서 하루 종일 뒤지고 다녔지만 날이 저물 때까지 겨우 백 개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돌판에 새겨진 대로 딱딱한 돌로 변해 버렸습니다.
다음 날에는 둘째형이 모험에 나섰지만 맏형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었습니다. 겨우 이백 개밖에 찾지 못하여 둘째형도 돌로 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가 이끼에서 진주를 찾아야 할 차례였습니다. 진주 찾기가 너무 힘들고 시간이 걸려 막내는 그만 돌 위에 걸터앉아 슬피 울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 있으니까 언젠가 막내가 형들로부터 목숨을 살려 주었던 개미들의 왕이 개미 오천 마리를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개미들은 순식간에 진주를 긁어 모아서 수북히 쌓아 놓았습니다.
두 번째 일은 공주님의 침실 열쇠를 호수에 빠뜨렸느데 그것을 호수 밑바닥에서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막내가 호수로 가 보니 언젠가 목숨을 살려 주었던 오리들이 헤엄쳐 왔습니다. 그러고는 물 속으로 쑥 들어가 열쇠를 물고 나왔습니다.
세 번째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왕에게는 세 딸이 있었는데, 잠든 세 딸 중에서 가장 아리따운 막내딸을 가려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생김새가 비슷해 가려내기가 힘들었습니다. 세 자매가 유일하게 다른 점은 자기 전에 각각 다른 종류의 군것질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맏딸은 사탕을 한 알 먹었고, 둘째딸은 시럽을 먹었고, 막내딸은 꿀 한 숟가락을 먹었습니다. 바로 그 때 막내동생이 불에 타 죽지 않게 도와주었던 여왕벌이 나타났습니다. 여왕벌은 세 공주의 입술을 혀 끝에 대 보았습니다. 그러더니 꿀을 먹은 공주의 입가에 사뿐히 앉았습니다. 그래서 동생은 막내 공주가 누구인지 알아맞힐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마법은 풀리고 사람들은 모두 깊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돌로 변했던 사람들은 모두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얼간이 막내동생은 가장 아리따운 막내딸과 결혼했으며 왕이 죽은 뒤에는 왕국을 물려받았습니다. 두 형도 다른 두 자매와 결혼을 했습니다.















